2013. 12. 22. 10:23ㆍ시인촌
세모(歲暮)의 종소리 / 이선태 하루 해는 저물어 가고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흰 눈이 내려 세상을 하얗게 덮는다 거리에 쌓이는 눈 한 발자국 딛을 때마다 멀리서 은은한 종소리 들려온다 또 한 해가 가나 보다 내딛는 발자국 위에 삼백예순다섯날의 추억들이 나타났다 하얀 눈에 덮혀 사라진다 섣달의 달력이 하루 하루가 지워질 때 뛰어 온 길의 그림자보다 걸어 갈 길의 그림자가 점점 짧아져가는 계절의 정거장에 섰다 코트 깃을 세워 불어 오는 겨울바람 맞으며 세모의 종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울컥 눈시울이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