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

2012. 11. 25. 13:51시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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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 - 이문조

온몸에 왕소금을
잔뜩 뿌리고 누워있으면

살을 에는 아픔 뒤에
내 몸은 부드러워진다

내가 죽지 않으면
죽어 부드러워지지 않으면

맛있는 김장김치가
될 수가 없다 하네

나를 죽이지 않으면
부드러워지지 않으면
더불어 살아갈 수 없다 하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을 한다

아들.딸 .고모.이모 다 모여서...

나는 동서네 집에서...

김장싣고...쌀싣고 ...과일싣고...그외에도 이것저것....

사랑으로 정성으로 실어주는 보따리마다...땀방울이 맺혀있다....

김치색갈보다 더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김장이 가을과 겨울의 경계인가 보다

주렁주렁 열렸던 감들도 몇개...까치밥으로 남겨지고...

회히힝...불어오는 바람소리...

차가운 겨울을 알린다...

그리움도 외로움도 사랑도 모두 얼려 버릴려나.......

감사...감사...감사....모든것이 감사할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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