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송이버섯

2008. 11. 29. 22:46건강



 

《나는야 산에 피는 보석.

서늘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높고 깊은 산 속 소나무 밑동 아래 고개를 내밀지.

사람들은 날 ‘가을의 보석’이라고도 불러.

크기는 작아도, 이래 봬도 몸값이 개당 최고 10만 원에 이르는 귀하신 몸이거든.

흔하지 않고 향도 좋아서, 요맘때만 되면 다들 날 찾으려 눈을 크게 뜨지.

난 보통 버섯이 아니야.

그 이름도 유명한 ‘송이버섯’이라고.

송이버섯의 계절, 가을이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송이버섯(국내산 1급 특상품 기준)은 그 값이 kg당 50만(생산현지 가격)∼80만 원(호텔·백화점 가격)일 정도로 비싸지만, 송이 유통회사들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 무엇이 매력인고?

송이와 관련해 세간에 떠도는 얘기들은 한둘이 아니다. ‘항암효과가 있어 건강에 좋다’, ‘남자가 먹으면 정력에 좋다’….

이런 얘기들은 송이의 인기를 날로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버섯 전문가인 가강현 국립삼림과학원 박사는 “부풀려진 얘기가 많다”고 한다. “송이가 가진 대부분의 성분들은 보통 다른 버섯에도 들어 있어요. 효능 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표고버섯이 낫죠.”

그런데 송이버섯은 어째서 그리도 인기인 걸까.

송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그 답은 ‘희소성’과 ‘향기’다. 소나무에서 자란다고 해 ‘송이’라는 이름이 붙은 송이버섯은 죽은 나무에 붙어서도 살 수 있는 일반 버섯들과 달리 높은 산에 자리한 살아 있는 소나무의 뿌리에서만 자란다.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해서, 섭씨 10∼25도의 서늘한 기후에서 자주 비가 내려야만 눈에 띄는 크기로 자라난다. 만약 둘 중 어느 하나라도 기준치를 벗어나면, 조금 자랐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사그라진다는 게 삼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새침데기 아가씨처럼 예민하고 연약한 송이버섯은 사람의 힘으로 키우는 게 아예 불가능하다. 가 박사는 “송이와 소나무는 서로에게 필요한 양분을 주고받으며 공생(共生)하는데,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조건에서 어떤 성분들을 주고받는지 파악되지 않았다”며 “일본은 100년, 우리나라는 30년 이상 송이 재배법을 연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자연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귀한 버섯. 그렇다 보니 그 값이 다른 버섯의 수십 배나 되는 것이다.

송이를 맛볼 수 있는 시기 역시 일시적으로 기온이 낮아지는 잠깐의 여름(7월 말∼8월 초)과 가을(9월 말∼10월 초)로 한정된다.

● 그윽한 향따라 바다 오간 귀하신 몸

송이는 소나무의 그것과 닮은 특유의 그윽하고 쌉싸래한 향이 일품. 가을철 입맛을 돋우는 이 같은 향에 특히 열광하는 지역은 일본이다.

유달리 송이버섯을 선호하는 일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국, 북한, 중국으로부터 고가(高價)의 송이를 대량 수입하며 부족한 물량을 메워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1, 2등급 고급 송이는 유통할 수 없게 법으로 정하고, 30년 가까이 고급 송이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해 외화를 벌었다.

이러한 규제는 1990년대 들어 국내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다 지난해에서야 완전히 폐지됐다. 다시 말해 국내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최고급 송이를 맛볼 수 있게 된 건 작년부터인 셈이다.

반면 북한은 지금까지도 민간에서 송이를 채집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며 모든 송이의 채집과 유통을 당과 군이 관리하고 있다는 게 송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송이는 북한의 대일(對日) 무역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지만,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북한산 송이 수입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상당수가 국내로 들어오는 추세다.

강원 양양군의 송이 유통업체 양양자연송이농산의 박영학 사장은 “북한산 송이는 국내산과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하다”며 “다만 북한산은 배를 통해 국내에 오기까지 며칠 걸리다 보니 향과 신선도가 떨어져 값이 국내산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추석이 예년보다 빠른 올해는 국내산 송이가 나지 않아 명절 수요의 대부분이 북한산 송이로 충족되고 있다”며 “국내산 송이가 제철인 이달 말쯤엔 질 좋은 송이를 더 싼 값에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이의 등급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키가 8cm 이상이면서 버섯 몸통(버섯대)이 굵고 버섯갓이 피지 않은 것을 특상품(1급)으로 친다.

이달 말 경북 봉화, 울진 및 강원 양양에서 각각 열리는 송이 축제에 참가하면 평소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송이 산에 들어가 다양한 등급의 송이를 직접 채취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 어떻게 해 먹을까

언뜻 생각하면 송이버섯도 그냥 버섯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버섯 요리로 해먹기엔 송이의 ‘몸값’이 아까운 게 사실이다. 송이의 풍미를 100배 살리면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없을까. 서울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장금승 책임 주방장은 간편하게 만들어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자연송이 탕면’과 ‘자연송이 볶음’ 요리법을 소개했다.

◇자연송이 탕면

:재료:

자연송이 15g, 모시조개 6개, 청경채 1∼2잎, 마늘 3g, 닭고기 육수 250g, 소금 3g, 국 간장 3g, 정종 3g, 치킨 파우더 1g, 칼국수 면 또는 생면 약간(1인분 기준)

① 칼국수 면 또는 생면을 삶아 찬물로 씻어낸 후 더운물에 마지막으로 헹궈내 그릇에 담아 준비한다. 면이 처음 끓을 때 300g 정도의 찬물을 붓고 1∼2분 더 삶으면 면이 더욱 탄력있고 쫄깃해진다.

②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준비한 닭고기 육수를 붓고 마늘과 모시조개를 넣어 삶는다. 은은한 불로 끓이다 한 번 끓으면 불을 더 줄이고 조개 입이 벌어질 때까지 익힌다.

③ 정종과 국간장, 송이와 청경채를 함께 넣고 살짝 데치는 느낌으로 15∼20초간 더 끓인다. 송이의 향과 영양을 살리는 것이 요리의 포인트인 만큼 너무 오래 끓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④ 간을 본 후 준비된 면에 탕을 부어 보기 좋게 담아낸다. 식사 대용으로 좋다.

◇자연송이 볶음

:재료:

자연송이 10g, 청경채 10g, 은행 5g, 소금 1g, 정종 5g(1인분 기준)

① 준비한 송이를 흐르는 물에 씻고 1∼2mm 두께로 썰어 준비한다. 청경채도 깨끗하게 씻어 손질해 놓는다.

② 소다를 약간 넣은 물에 은행을 삶고 껍질을 벗겨 준비해 놓는다.

③ 기름을 두른 팬에 준비한 송이와 청경채, 은행을 넣고 채소가 숨이 죽을 정도(약 20초간)로만 살짝 볶는다.

④ 소금과 정종으로 간을 해 먹음직스럽게 그릇에 담아낸다. 송이 본래의 향을 살려야 하므로 조미료는 절대 써서는 안 된다. 와인과 함께 즐기면 좋다.

양양=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백만송이 활짝 피었네▼

호텔가 다양한 송이특선

송이 철을 맞아 유명 호텔들이 이달부터 일제히 송이를 활용한 각종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일식, 중식, 프랑스식 등 종류도 다양하다. 큰 맘 먹고 송이버섯을 사 요리를 하다 망치는 게 두렵다면 호텔 식당에서 다양한 가격대별로 선보이는 가을철 별미, 송이 요리를 즐겨봄 직하다.

서울 신라호텔의 일식당 ‘아리아께’(02-2230-3356)와 중식당 ‘팔선’(02-2230-3366)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자연송이 특선 행사를 진행한다. 아리아께는 송이 덮밥, 송이 한우 전골냄비, 송이 숯불구이, 송이 주전자 찜, 송이 튀김 등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 및 다양한 일품요리를 준비했다. 가격은 2만5000∼18만 원(이하 모든 요금은 세금 및 봉사료 별도). 팔선은 송이 전복 수프, 송이 상어지느러미 찜, 자연송이 탕면 등으로 이뤄진 코스 요리를 10만∼17만 원에 제공한다. 이들 요리에 쓰이는 모든 송이는 조리장들이 직접 경북 봉화, 강원 양구 등 송이 산지를 찾아 구입해 온 특상품 송이라는 것이 신라호텔 측의 설명이다.

세종호텔의 일식당 ‘후지야’(02-3705-9240)는 이달부터 두 달간 송이 소금구이(6만 원), 송이 버터구이(5만 원), 송이 튀김(4만5000원) 등 송이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다양한 단품 요리와 코스 요리(15만 원)를 선보인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도 중식당 ‘만호’(02-6282-6741)와 일식당 ‘미카도’(02-6282-6751)에서 전복 등 송이와 잘 어울리는 해산물 재료를 활용한 점심, 저녁 세트 메뉴를 선보인다. 볶음, 구이, 탕면 등 다양한 조리 형태의 송이 요리를 7만5000∼15만 원 선에 맛볼 수 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일식당 ‘하코네’(02-559-7623)는 9종의 대표적 송이 요리로 구성된 송이 가이세키 요리를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소개한다. 고소하고 몸에 좋은 검은 콩두부 전채를 비롯해 자연송이의 맛과 향을 최대한 낸 일본식 송이 소금구이, 생선회, 송이 튀김 등을 13만 원에 즐길 수 있다. 코스요리에는 송이와 도미 살, 새우, 은행, 버섯 등을 주전자에 담아 가다랑어 육수에 쪄낸 건강 별미 ‘송이 질주전자 찜’도 포함돼 있다.

밀레니엄서울힐튼은 일식, 중식, 프랑스식에 걸쳐 다채로운 송이 메뉴를 준비했다. 일식당 ‘겐지’(02-317-3240)는 송이전골, 송이 주전자 찜, 송이 맑은 국, 송이 튀김, 해산물과 송이 버터구이 등 단품 요리와 7가지 송이 요리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소개한다. 중식당 ‘타이판’(02-317-3237)은 송이 불도장, 송이 철판구이, 송이 볶음 및 코스 요리를, 프렌치 레스토랑 ‘시즌즈’(02-317-3060)는 자연송이를 곁들인 메인 요리가 포함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모든 요리는 2만∼19만 원대에 9월 한 달간 제공된다.

파크하얏트서울은 메인 레스토랑 ‘코너스톤’(02-2016-1220)을 통해 송이 요리를 선보인다. 코너스톤의 스테파노 디 살보 총주방장은 이달 19일부터 27일까지 풍부한 송이 향을 살린 비프 카르파초, 구운 농어 요리, 연어 세비체, 버섯 리소토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4가지 코스로 구성된 송이버섯 세트 메뉴를 선택하면 다양한 이들 일품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가격은 2만2000∼12만 원.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의 일식당 ‘기요미즈’(02-450-4599)는 올가을 총 4가지의 송이 요리를 준비했다. 기요미즈만의 독자적 요리법으로 만든 토기 주전자 찜을 비롯해 송이 소금구이와 송이 버터구이, 송이 튀김 등. 특히 새우와 갯장어로 송이를 말아 튀긴 튀김 요리는 쫄깃함과 바삭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가격은 7만∼15만 원.

 

 

 

 

 

 

<출처;blog.chosun.com/hgy7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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